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종교인의 환경 운동 참여 양상: 창조 세계를 지키는 신앙의 실천

by peongc 2025. 4. 20.
반응형

 

숲

종교인의 환경 운동 참여 양상: 창조 세계를 지키는 신앙의 실천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는 인류 전체의 위기로 다가오고 있으며, 이에 종교인들도 신앙의 이름으로 적극적으로 환경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종교인의 환경 운동 참여가 어떤 신학적·윤리적 기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각 종단의 대표적인 실천 사례들을 중심으로 그 양상을 분석한다.

자연은 신의 선물, 그 책임은 인간에게

산이 타고, 바다가 오염되며, 공기는 점점 숨쉬기 어려워진다. 이제 환경 문제는 더 이상 과학자들만의 주제가 아니다. 기후 위기는 모든 존재의 삶을 위협하는 현실이며, 이에 대한 응답은 **종교적 신념을 지닌 이들**에게도 막중한 과제가 되었다. 사실 대부분의 종교는 오래전부터 자연을 신성한 존재로 바라보아 왔다. 기독교는 자연을 하나님의 창조물, 불교는 함께 고통받는 중생, 원불교는 은혜를 베푸는 땅, 이슬람은 알라의 표적, 천도교는 한울님의 현현으로 인식해 왔다. 그렇다면 이 신앙의 언어가 오늘날 환경 운동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을까? 이 글에서는 종교인의 환경 운동 참여가 어떤 신학적 토대 위에 있으며, 실제로 어떤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종단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더불어, 이러한 실천이 종교 공동체와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도 함께 조명해 본다.

 

종교인의 환경 운동, 이론에서 실천으로

종교인의 환경 운동 참여는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신앙 실천의 연장**이자 **윤리적 책무**로 인식되고 있다. 각 종단은 고유의 교리와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 보호 활동에 동참하고 있으며, 그 흐름은 다음과 같다. 1. 기독교 – 창조세계 보전 운동 기독교에서는 ‘창세기 2장 15절’의 “에덴을 경작하고 지키게 하시니라”는 말씀을 근거로, 환경 보호를 청지기 사명으로 해석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2000년대 초부터 ‘생명·정의·평화의 하나님’이라는 주제로 생태정의 실천 운동을 전개해 왔으며, 개신교 내 일부 교회는 ‘녹색교회’로 인증받아 ▲탄소 중립 예배 ▲에너지 절약 ▲플라스틱 줄이기 ▲생태 설교 등 구체적인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성공회, 감리교, 장로교 일부 교단은 환경선교팀을 구성해 지역 환경 단체와 연계하여 산림 복원, 해양 쓰레기 정화, 기후위기 대응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2. 불교 – 생명 존중과 생태 수행 불교는 모든 존재가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자연 역시 수행의 대상이자 도반으로 여겨진다. 한국불교조계종은 ‘불교환경연대’를 중심으로 생명 중심적 윤리를 실천하고 있으며, 전국 사찰에서 ▲사찰 텃밭 운영 ▲비건 식단 도입 ▲탄소 제로 사찰 만들기 운동 ▲플라스틱 사용 금지 캠페인 등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스님들이 참여하는 숲 속 명상 수행, 삼림보호 행진, 생명 살림 기도회 등은 환경 보호를 단순한 실천이 아니라, 수행의 연장선으로 보는 불교적 해석을 잘 보여준다. 3. 천주교 – 생태 회개의 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지구는 우리의 공동의 집이며, 파괴된 환경은 가난한 이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한다”라고 선언하며 **생태적 회개(Ecological Conversion)**를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촉구했다. 이후 한국 천주교는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를 비롯한 각 교구 차원에서 ▲성당 옥상 태양광 설치 ▲미사 내 생태 회개 묵상 ▲탄소 발자국 줄이기 실천표 제작 ▲생태 마켓 운영 등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또한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기후위기 집회에 참여하거나, 미사 후 ‘탄소 중립 선언’을 낭독하는 등 신앙과 실천이 연결되는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4. 원불교 – 생활 속 생명 존중 실천 원불교는 ‘일원상의 진리’에 따라 만물은 모두 하나의 근원에서 비롯되었으며, 따라서 자연 역시 존중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할 대상으로 본다. 원광대학교와 원불교 교당은 공동으로 ▲텀블러 사용 운동 ▲비닐봉지 줄이기 ▲제로웨이스트 교육 캠페인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교당은 기후 위기 비상 선언을 발표하고 직접 행동에 나서고 있다. 또한 청년 교도 중심으로 기후행진 참여, 환경 동아리 운영, 마을 단위 에너지 절약 프로젝트까지 자율적 실천이 확산되고 있다. 5. 종단 간 초종교 환경 연대 특히 최근에는 개별 종단을 넘어, 종교 간 연대를 통한 기후 위기 대응 공동 선언이나 환경 연합 캠페인도 이루어지고 있다. 2022년에는 ‘한국 종교환경회의’가 구성되어 기독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등 다양한 종단이 함께 ‘2050 탄소중립 선언’, ‘핵발전 반대 선언’, ‘생태적 삶으로의 전환 촉구’ 등의 공동 활동을 전개했다. 이러한 협력은 종교가 단순한 교리집단을 넘어 윤리적 리더십의 주체로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신앙은 땅을 사랑하는 방식으로 드러난다

환경을 지키는 일은 단지 과학이나 정책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사는가**, **생명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타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라는 근본적 윤리의 문제이며, 이는 곧 **신앙의 핵심 가치와 직결**된다. 종교인은 단지 기도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도한 대로 살아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삶의 한가운데에는 이 땅과 자연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포함되어야 한다. 앞으로 종교인의 환경 운동이 더욱 진정성 있게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환경과 신앙을 연결하는 교육 강화 신학, 불교학, 교리 교육 속에 기후위기와 환경 윤리를 포함시켜, 신자들이 신앙적 이유로 환경을 돌보는 당위성을 체감하게 해야 한다. 둘째, 지속 가능한 사찰·교회·성당 운영 모델 확산 태양광 발전, 재활용 시스템, 비건 급식 등 실제 공간 운영에서 환경 운동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종교 간 연대의 구조적 강화 환경 문제는 단일 종단의 노력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종단 간 네트워크와 정기 포럼, 공동 성명, 정책 제안 등을 통해 종교 전체의 목소리를 사회에 전달해야 한다. 넷째, 청년 세대와의 연결 MZ세대는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다. 종교 공동체가 이들과 연대하며 ‘신앙+환경’이라는 가치를 함께 실현할 때, 종교는 다시 젊은 감수성을 회복할 수 있다. 지구는 ‘살아있는 성전’이다. 그곳을 돌보는 일은 곧 신앙의 예배이며, 기도의 연장선이다. 하늘을 향한 손이 땅을 품지 않는다면, 그 믿음은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다. 지금, 종교가 가장 앞장서야 할 이유.

 

반응형